야구상식

야구구종 스플리터 알려드려요.

두목곰아재 2022. 7. 25. 17:24

안녕하세요. 야구를 사랑하는 40대 아재 두목곰입니다. 후반기 시작 SSG와의 3연전은 우천 취소로 경기를 제외하고 2연패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아쉽지만 SSG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봐도 우위인 걸 인정하고 다음 경기에서의 활약을 기대해야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포크볼에 대해서 이야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포크볼 개요

포크볼은 일본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구종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조는 미국입니다. 1910년대 불렛 조 부시라는 선수가 고안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의 유래는 볼의 그립, 즉 손가락을 넓게 벌려 공을 잡는 것이 음식 찍어 먹는 포크 모양 같다고 하여 포크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정설입니다.


스플리터 구종과는 닮았지만 다른 구종입니다. 간단히말해스플리터는패스트볼이나 체인지업 계열처럼 백스핀을 걸지만 포크볼은 커브와 함께 유이한 탑스핀 구종입니다.

포크볼 그립은 손가락을 넓게 벌려 줍니다. 사실상 공의 양 끝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걸치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공을 던지되, 손목으로 스냅을 주어 던져주어야 합니다. 단점은, 손가락이중지과검지의 끝도 아니고 중간 부분으로 공의 양끝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길어 야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슬프지만 신체조건이 안되면 무슨 수를 써도 던질 수 없는 구종입니다.


일부에서는 오프스피드 성 구종, 즉 체인지업의 일종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더 벌려 잡는 것 때문에 벌칸 체인지업 같은 변형 체인지업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손가락 사이에끼워스플리터와같은 죄임보다는 손가락의 덜 걸림을 응용하여 빠지게끔 던지는 공이 포크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신체적인 면에서 많이 따라잡은 상태라 포크볼 그립으로 죄여 던지는 투수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포크볼은 회전을 극도로 줄여 너클볼 마냥 흔들리며 들어가기도 합니다. 한국에 선 이상목 선수의 포크볼, 미키 캘러웨이 선수의 포크볼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상 위험

손가락을 무리하게 벌려 공을 고정시키기에 악력 소모 및 손가락에 무리가 심합니다. 공에 탑 스핀을 주기 위해 손목을 인위적으로 꺾는 동작에서 어깨와 손목 근육에도 무리가 오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나 인체역학적으로나 부상 위험이 높은 구종입니다.

 

부상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또 다른 구종 슬라이더의 경우는 통계를 따지는 사람이나 피칭 메커니즘을 따지는 사람이나'그건 아직 증명이 안 된 속설이다'라는 의견이 대세이지만, 포크볼의 높은 부상 위험에 대해서는 반론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스플리터가 아닌 포크볼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최초의 포크볼 에이스였던 정명원 코치조차도 '포크볼이 몸에 부담이 많이 간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대신 잘 조절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포크볼로 리그를 평정했다가 부상으로 무너진 대표적인 경우가 해외에선 노모 히데오, 국내에선 조정훈 선수가 있습니다.(물론 노모는 혹사와 다이내믹한 투구폼이 주된 원인이긴 합니다) 조정훈 선수는 지나친 포크볼 구사로 팔에 무리가 와서 2011년부터 계속 재활 중입니다.

 

2017년, 장장 7년의 재활 끝에 복귀해 예전의 포크볼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반년을 반짝하고 다음 해 은퇴를 했습니다.

포크볼 멸종 위기

현재 야구계에서 정통 포크볼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신체조건이 안 되면 죽어도 못 던진다는 점, 부상 위험이 높다는 점, 던질 때마다 악력 소모도 심하다는 점 등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낙차는 조금 덜하지만 구속이 빼어나고, 악력 소모가 극단적이 지도 않으며 부상 위험도 적은 스플리터라는 훌륭한 대체재가 나오면서 다들 스플리터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특히 스플리터는 구속이 빠르다는 게 매우 매력적입니다. 커터의 대 유행에서 드러나듯이 2010년대 야구의 대세는 역시 '빠른 구속에 더해지는 무브먼트'입니다. 게다 가스 플리터는 패스트볼과 딱히 팔꿈치까지의 운동역학이 다를 게 없기 때문에 무리를 줄일 도 거의 없습니다. 이젠 포크볼을 제대로 던지는 법조차 많이들 잊어버리게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4년 기준으로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한 명 있는데, 그마저 일본에서 건너온 이와쿠마 히사시 선수입니다.

주요 선수

역시나 일본 NPB 투수들이 많이 던지고 있습니다. 수직 무브먼트를 앞세운 포심과 훅 가라앉는 공의 조합은 꽤나 강력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투수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습니다. 50년대의 스기시타 시게루 선수를 시작으로 무라야마 미노루, 무라타 쵸 지선수 등이 잘 던 진구 종으로 널리 알려졌있습니다.


'토네이도'노모 히데오와'대마신'사사키 카즈히로 역시 포크볼을 무기로 일본과 미국에서 위력적인 투수로 활약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포크볼을 던질 줄 모르면 투수 취급도 안 해준다는 말이나 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일본 역시도 대부분 스플리터로 갈아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다나카 마사히로 선수입니다.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포크볼을 사용했으나 이후 스플리터로 구종을 전환한 후에 일본의 에이스가 되었고 미국으로 진출했습니다.

KBO 리그에는 좀 도입이 늦어서, 한일 슈퍼게임 당시 수많은 한국 강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이 던진 포크볼 앞에 폭풍 삼진을 당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포크볼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정명원 선수와 이상목 선수가 포크볼을 잘 구사했습니다. 현 KIA 타이거즈의 투수코치 홍우 태도 프로 데뷔 시즌에 포크볼로 재미를 많이 보았습니다.


2000년대는 두산 베어스의 정재훈, 롯데 자이언츠의 조정훈 선수가 리그 최고 수준의 포크볼을 구사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SK 와이번스의 윤희상 선수나, 이동현과 송승준, LG 트윈스의 김진성 선수도 포크볼을 주요 구종으로 사용하지만 공의 움직임을 느린 동작으로 보면 포크볼보다는 스플리터에 가깝습니다.


2021년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포크볼을 결정구로 사용하며 탈삼진 부문에서 KBO 올타임 레코드를 갈아치워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었습니다. 미란다 선수의 포크볼은 KBO 타자들이 뽑은 2021년 최고의 마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1 시즌 후 어깨 부위에 부상을 입었고, 2022년에는 그 여파로 강점 중하나였던 구속이 매우 낮아져 큰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미란다 선수는 방출이 되었습니다. 포크볼 투수가 부상 위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플리터와의 차이점

기본적으로 스플리터가 포크볼에서 유래된 구종입니다. 공통적으로 밑으로 떨어지고 떨어지는 시점이 늦은 구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크볼과 비교하면 변화는 적지만 구속은 더 빠르고 그립 또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덜 깊게, 포크볼에 비해 반 정도의 깊이로 잡기 때문에'반포크볼'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스플리터와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는 구종입니다. 그립이 비슷하다고는 하나 그조차도 확연히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며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플리터는 백스핀이 걸리는 패스트볼-체인지업의 변종이고, 포크볼 은탑 스핀이 걸리는 커브의 변종입니다. 한마디로 서로 반대로 회전을 합니다.

패스트볼은 '아주 덜 떨어지는 구종'이고 스플리터는 '조금 덜 떨어지는 구종'이며 포크볼은 '더 떨어지는 구종'입니다. 세구종의 구속 이동일 하다고 가 정한 뒤, 공을 던지는 릴리즈 포인트의 높이가 2미터인 투수가 있다고 가 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투수가 이 세 구종과 동일한 구속의 '회전 없는' 공을 던졌더니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점에서는 1미터 높이까지 떨어졌습니다. 즉 낙차가 1미터인 것입니다. 동일한 구속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면이 공보다 아주 많이 덜 떨어져서 포수가 잡을 때에는 1미터 30센티미터 높이에서 공을 잡게 될 것입니다.


2미터 높이에서 1미터 30 센티미터까지 내려간 것이니 분명히 떨어지긴 한 것이나, 원래 회전이 없을 때의 높이와 비교하면 30 센티미터 정도 덜 떨어지게 됩니다. 스플리터의 경우는 포수가 잡을 시점에 대략 1미터 15센티미터 정도의 위치에 위치할 것입니다. 분명히 스플리터는 원래 회전이 없는 공이 들어갈 때의 높이인 1미터보다는 높게 들어갑니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비교하면 15센티미터 정도 더 떨어지는 것이고, 이 게스 플리터 구종의 위력입니다. 반면 포크볼은 던진다면 대개 90~95센티미터 높이에서 포수가 받게 됩니다. 원래 위치해야 할 높이보다도 더 떨어지는 구종입니다.


거기에 스플리터와 포크볼은 어느 정도 구속 차이도 나는 편입니다. 대개 패스트볼과 시속 7~10킬로미터 정도의 구속 차이만 보이는 게 스플리터인데, 포크볼은 시속 14킬로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손가락을 좀 덜 벌려서 포크볼에 비해 공의 추진력을 확실하게 실어주고, 손목의 힘을 공의 회전에 쓰는 게 아니라 공의 추진에 투자하는 스플리터가 구속이 더 빠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신 포크볼은 낙차가 스플리터보다 심하며, 구종의 위력 면에서는 포크볼과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런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이며, 슬라이더 만하더라도 90마일에 육박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80마일 정도 인선수가 있듯이 포크볼도 스플리터나 패스트볼 등에 육박하는 구속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와쿠마 히사시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