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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상식

야구구종 너클볼 알려드려요.

안녕하세요. 두목곰 아재입니다. 어제 두산은 롯데와의 경기가 있었은데 정말 오래간만에 깔끔하게 승리를 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기대가 되는 어제의 경기력이었습니다. 확실히 하반기는 중위권 싸움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야구 구종의 마지막 포스팅으로 너클볼에 대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너클볼 개요

너클볼은 손 끝으로 회전을 줘서 던지는 다른 공들과 달리, 손가락의 관절(Knuckle)을 이용해 밀어서만 던지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즉, 공의회 전을 거의 없앤 구종으로, 둥실둥실 떠가며 무작위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의회 전을 최대한 줄여서 날아가는 동안 공주 변으로 발생하는 난류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입니다.


축구에서 의무 회전 슛, 배구에서의 플로터서브처럼 유체역학에서 말하는 카르만 효과를 이용한 구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기 저항, 실밥의 위치, 하물며 공에 난 미세한 흠집까지도 관련되어 공의 이동이 결정되기에 던지는 투수, 받는 포수, 쳐내는 타자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클볼은 제구가 극도로 어려운 구종입니다.

 

기본적인 직선 벡터가 있기에 1루나 3루 방향으로 확 틀어지지는 않지만, 까딱하면 폭투 나오는 건 다반사입니다. 구속은 상당히 느려서 일반적으로 시속 70마일(약 113km/h) 정도지만, 투수별로 편차가 있어서 R.A. 디키의 너클볼은 70마일대 후반이 기록되기도 합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스티븐 라이트 선수는 70마일 중후 반대의 너클볼과 60마일 중반대의 너클볼을 모두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느려도 워낙 움직임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제대로 맞히기 쉽지 않고, 맞춰 봐야 제대로 된 타구 가나 오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타자가 맞히려고 휘두르는 배트의 바람까지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맞힌다고 해도 타구가 좋게 뻗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너클볼은 일반 구질을 던질 때와 투구 메커니즘이 상당히 다른데, 일반적인 구종들은 손가락으로 긁어서 최대한 많이 회전을 가하는 느낌이라면 너클볼은 손톱으로 공을 미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전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깨는 공이 미트까지 갈 정도로만 사용하고, 허리도 튕기지 않으며, 하반신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이아몬드 에이스 16권에 좀 더 알기 쉬운 설명으로 나오는데, '손가락 관절로 공을 쥔 을 쥔 뒤 공을 놓는 순간 패스트볼일 때 생기는 회전과 반대 방향의 회전을 거는 느낌으로 손가락을 튕기게 됩니다'.

스위치히터의 경우엔 너클볼 투수를 상대할 때면 굳이 타석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 웨이크필드를 상대로 마크 테셰이라나 빅터 마르티네즈, 윌리 아이바 등의 양 타선수들은
웨이크필드 선수가 우완투수임에도 불구하고좌타석에서지않고 우타석에서 상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선수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너클볼의 궤적이 우타석에서 더 잘 보인다는 설도 있고 어차피 어디서든 치기 어려운 건마 찬가 지니 자기가 제일 익숙하고 잘 치는 타석에서 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해서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너클볼 장점

구위의 측면에서 역시 제일 돋보이는 건 불규칙성입니다. 너클볼은 매번 던질 때마다 그 궤적이 다르고, 어디로 갈지 예측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눈이 안 좋고 한 구종을 노리고 치는 유형의 타자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구종입니다.

 

그렇다고 공을 끝까지 보고 때리는 타자들이라고 유리한 것도 아닌 것이 그들 역시 상대적으로 공을 더 본다는 것일 뿐이지 사람의 동체시력인 이상 정말로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보면 서칠수는 없는 법입니다.
0.1~0.2초까지 추적한 궤적만 보고 예측한 뒤 그에 맞춰 타격을 하는 것인데, 이 녀석은 그 추적 가능한 구간 이후에도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타자들의 예측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구종입니다. 그냥 지켜볼 수 있는 데까지 공을 지켜보고, 이후 자신이 해석하고 예측한 궤적대로 공이 움직여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감에 의존하는 타자들은 정말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예전에 ESPN Baseball Tonight에서 너클볼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그날 출연한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일단 마음을 편히 먹고 자신 있게 스윙을 한다. 그리고 너클볼이 잘 맞아주기를 기도한다."였다. 다큐'너클볼'에서도 웨이크필드가 상대방 타자에게 어떻게 공을 쳤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대답이'나도 모른다. 그냥 보고 휘두른 거다'였다고 합니다.

투수로서의 장점은 팔에 거의 부담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투수가 던질 수 있는 투구 한계수가 120개라고 하지만 너클볼 투수는 마음먹으면 200개도 던질 수 있습니다. 덕분에 나이 먹고서도 40대까지 굉장히 오래 현역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너클볼러는 공을 던지기 어려워져서 은퇴하는 게 아니라 내야 땅볼이 나왔을 때
'1루 커버가 어려워져서'은퇴한다."는말도있습니다. 너클볼러는 아니지만 실제 20년 이상 공을 던진 불세출의 대투수 사이영 선수는 말년에 몸이 둔중해져 발 빠른 타자들의 번트에 대처하기어려워크게어려 움을 겪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악력이 약해지면 너클볼도 배팅볼로 전락하기 때문에 한 경기에 많은 공을 던질 수는 없습니다. 대신 연투에는 매우 유리한 구종입니다. 극단적인 예 로시 카고 화이트삭스의윌버우드(WilburWood) 선수 같은 경우, 1973년 6월 30일,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2연전에 모두 선발 등판한 경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패 적립이었습니다. 웨이크필드 선수가 포스트시즌 등판 횟수가 많은 이유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제약이 없으니 중간계투로의 전환도 쉬운 편입니다. 웨이크필드 선수로 재미를 본보 스턴 레드삭스의 경우엔 팀산하마이너리그팀에서 스티븐 라이트 선수 같은 너클볼러를 의도적으로 육성하기도 합니다.

배우기도 쉽다고 합니다. 찰리 허프의 말로는 하루 정도면 던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너클볼에 대한 격언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데는 10분, 배우는 데는 평생(Ten minutes to teach but a lifetime to learn.) 실제로 현역 메이저리거들은 몸 풀 때 종종 너클볼러들 앞에서 너클볼을 던지면서
"내 너클볼 어때?", "이만하면 나도 나중에나이들면너클볼 투수해도 되겠지?"등 농담을 던진다고 합니다.

 

하지만어디까지나 던질 수 있을 뿐이지 실전에서 재미를 보기 위해 선상 당한 기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너클볼이 위력을 갖기 위해선 투수에게 서포수의 미트까지 갈 때 총회 전수가 2회 이상을 넘기게 되면 그냥 아리랑볼처럼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그 2회 미만의 회전을 하기 위해선 정확하게 밀어주어야 합니다. KBO 리그에 간혹 나오는 너클볼 영상을 보면 회전수가 꽤 많지만 익숙하지 못해서 타자에게 먹힌 경우이고, 제대로 된 너클볼은 회전수가 1~2회 혹은 0.5회입니다.

너클볼 단점

너클볼의 가장 큰 단점은 재현성에 있습니다. 잘만 구사된다면 이론상 가장 완벽한 구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매번 완벽하게 던지기 어렵다는 문제 때문입니다. 너클볼은 느리고 컨트롤도 어려운 공이지만 신묘한 동체시력을 자랑하는 프로세계의 타자들에게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리랑볼 마냥 느리게 던질 수는없습니다.


자칫 회전이 많이 먹은 실투라도 던졌다가는 여지없이 얻어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리그에서는 기본적으로 높은 속도 + 낮은 회전수를 가져야만 합니다. 타자가 반응하기 너무 쉬울 정도의 속도까지 내려가지는 않게 일정 구속을 유지하면서 회전까지 억제하여 불규칙한 궤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둘이굉장히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는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약간의 회전만 들어가도 너클볼의 유일한 무기인 변화무쌍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100km/h 도 안 되는 속도에 변화도 별로 없는 최악의 배팅볼이 되어 버립니다. 결국 회전수만큼 중요한 것이 구속인데, 문제는 공의 속력은 공의회 전수(정확히는 각속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너클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종목 파트에서 난류는 매우 좋지 않은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었는데, 그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속도 의회 전입니다. 빠른 속도는 그 자체만으로 물체 주위에 유체의 난류를 작게 만들어서 물체 전체를 뒤흔들만한 난류의 생성을 억제하게 됩니다.


이를 더욱 극복하여 난류를 깨고 빠른 속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빠른 회전과 물체 표면의 불규칙함을 이용하여 난류를 찢고 나가는, 정확히는 난류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한마디로 표면이 불규칙한 물체가 회전수가 많고 속력이 빨라진다면 난류에 영향을받지않고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대로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세상의 어지간한 비행체들은 이러한 원리를 적극 활용하여 난류의 발생을 줄이고 있습니다.


구기 종목에서 이러한 응용은 매우 흔합니다. 회전수와 속력을 최대한 높여서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다면 인위적인 난류를 만들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UFO 프리킥으로 대표되는 회전 프리킥, 슬라이더 등이 바로 이러한 원리를 적극 응용한 것입니다. 반대로 무회전 슛은 너클볼의 원리와 비슷한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너클볼은 이러한 일반적인 구기종목 선수들이 공을 다루는 방법을 완전히 역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너클볼은 구속이 7~80마일을 넘기지 못하는데 여기에 특유의 높은 난이도가 가미돼서 조금이라도 제구가 엇나가면 홈런 제조기로 전락되어 버립니다.

 

또한 팔 자체에는 부담이 없지만 대신 일반적인 구종과는 잡는 방법에도 큰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회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악력이 많이 소모됩니다. 제대로 쓰려면 강한 악력은 필수이며 손이크고손가락이길어야 합니다. 따라서 투타겸업의 맥락처럼 너클볼을 자연스러운 무기로 삼을 만큼 연습하다 보면 대부분 다른 구질을 익히기가 매우 힘들게 됩니다.


그 길고 긴 메이저리그의 역사 속에서 드물게 너클볼러로서 성공한 필 니크로의 격언과 생애만 보더라도 너클볼러로서의 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불확실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차라리 회전을 줄 수 있을 만큼 주고 편하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백 배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딱 봐도 일반적으로 근력, 회전, 그립으로 통제하는 직구, 일반적인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이 저 조절하기 어려운 너클볼보다 편해 보입니다. 특히 현대 야구는 세이버메트릭스를 위시한 각종 데이터가 넘쳐나며 상대방의 약점을 찌를 수 있는 분석이 엄청나게 발달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 풍부한 자원과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너클볼은 점차 그 설자리를 잃어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