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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상식

번트 종류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두목곰 아재입니다. 날씨도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 날씨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번트의 종류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희생 번트

무사 또는 1사 상태에서 임의의 루에 주자가 있을때, 타자는 아웃되더라도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번트를 대는 것입니다. 공식 용어는 희생번트지만 일본어 표현에서 유래한 '보내기 번트'라는 표현도 국내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자가 번트를 대고, 주자가 무사히 진루에 성공하는 경우 '희생번트'로 기록되며, 타율 계산 시타수와 아웃에 포함되지 않고 심지어 출루율 계산에서도 제외가 됩니다.

 

단, 한 명의 선행주자라도 아웃되면 희생번트가 기록되지 않는다. 여러 명의 주자가 있을 경우 한 주자만 진루하더라도 희생번트가 기록이 됩니다. 희생번트 타구가 플라이볼이 되어 플라이볼이 잡힌 뒤주자가 리터치해 진루에 성공하는 경우에는 희생번트가 기록되지 않습니다. 물론 실책성 플레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 이긴 합니다.

희생번트를 의도한 타구를 1루로 던지면 충분히 아웃될 수 있음에도 상대 실책으로 주자가 올 세이프 선언된 경우나, 선행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2루나 3루 쪽으로 송구했으나 세이프가 되고 타자도 1루에 도달했다면 이 역시 희생번트 성공으로 기록이 됩니다.

 

기록상 전자는 희생번트 실책으로 출루, 후자는 희생번트 야수선택으로 출루. 반대로 타자가 희생번트를 의도하고 번트를 댔더라도 타구가 좋아 야수선택이나 수비진의 실수 없이 타자가 1루로 출루한다면 희생번트가 아닌 번트 안타로 기록이 됩니다.


1루 주자를 2루로 보내기 위한 번트는 1루 쪽으로, 2루 주자를 3루 쪽으로 보내기 위한 번트는 3루로 대는 게 일반적입니다. 아무래도 2 루송 구는 3루수가 각도 상유리 하고, 3루 송구는 반대로 1루수가 각도상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스퀴즈 번트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대는 번트입니다. 스퀴즈(Squeeze)라는 단어는'짜내다'라는 의미가 있으며, 정말 1점을 짜내기 위한 번트입니다. 희생번트의 일부로 분류되며 성공 시에도 기록지에는 희생번트로 기록됩니다.


스퀴즈 번트 작전이 성공한다면 대개 3루 주자는 홈에서 득점하고, 타자주자는 1루에서 아웃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때는 1타점 희생번트로 기록됩니다. 그런데, 끝내 기상황이나 1점 차 박빙의 상황이라면 수비 측은 홈에서 세이프가 될 것이 명백한 게 아닌 이상백이면 백 3루 주자를 잡기 위해서 홈에서 승부를 보게됩니다.


이럴 경우 주자가 세이프되면 1타점 희생번트+야수선택 기록이고, 아웃되면 그냥 야수선택(땅볼)이 됩니다. 만에 하나 병살이면 당연히 병살타로 기록됩니다. 그런데 병살을 잡으려면 타자를 먼저 잡으면 3루 주자는 이미 들어와 있을 타이밍이고3루 주자를 먼저잡으면홈충돌에 의해 제대로 1루에 송구하기 어렵습니다.

 

만루라면 홈에서 포스 아웃시킨 후 1루로 던지면(포스아웃) 병살이 성립되겠으나 만루에서 스퀴즈를 댈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고 하려고 한다면 정말 점수를 쥐어 짜내야 할 9회 1사 같은 경우에서나쓸것이므로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1,3루라면 1루 주자 잡을 시간에 이미 3루 주자 잡을 정도의 시간이 되니 1루 주자를 잡을 여유가 없습니다.


3루 주자는 무조건 뛰고, 타자가 번트를 대는 경우는 '수어사이드 스퀴즈(suicide squeeze)'라고 합니다. 투수가 스퀴즈를 눈치채고 피치아웃을 하거나 타자가 번트를 실패하면 홈으로 뛰던 3루 주자는 살아나갈 방법이 없고, 혹시나 번트 타구가 뜨게 되면 타자의 번트 플라이 아웃과 동시에 3루 주자도 귀루하지 못하고 더블아웃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는 위험한 전략입니다.


성공한다면 확실히 득점할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타자의 번트 수행 능력이 뛰어난 경우에만 사용되는 전략입니다. 이 경우에는 피치아웃이 나와도 정말로 200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의 이용규처럼 죽기 살기로 번트를 대야 합니다. 안 그러면 3루 주자가 아웃되기 때문입니다. 파울을내든공을굴리든 최소한 3루 주자가 들어오거나 귀루할 시간은 벌어야 합니다.


타자가 번트를 댄 후에, 상황을 보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뛰는 경우는 '세이프티 스퀴즈(safety squeeze)'라고 한다. 1982년 세계 야구 선수권대회의 김재박이 가장 좋은 예. 3루 주자가 뛰지 않았기 때문에 억지로 번트를 댈 필요는 없었는데, 김재박이 거기서 기어 코번트를 대서 작전을 성공시키며 희대의 명장면이나 온 것입니다.


위장 스퀴즈 번트도 있습니다. 보통 주자 1,3루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인데, 타자가 번트를 하는척하면서 상대팀의 내야진을 3루 주자 쪽으로 유도하면 1루 주자가 그 틈을 노려 2루에 진루하는 방식입니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OB 베어스의 우승비결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위장 스퀴즈 번트 작전이었습니다.

 

2009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이종범이 8회 말 3:3 동점 상황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위장 스퀴즈 번트를 대 1사 주자 2,3루를 만들었고 SK 와이번스의 정대현으로부터 그 타석에서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습니다. 다음 타자인 김상훈도 안타를 쳐 정대현으로부터 위장 스퀴즈로 2루에 보냈던 주자인 김상현이 홈인, 8회 말에 2점 차로 점수가 벌어졌고 9회 초 마무리 유동훈이 세 타자를 정리해 2009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 KIA 타이거즈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기습 번트

타자가 1루에 출루하기 위해서 번트를 대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이 빠른 타자가 번트를 대고1루로 달려가게 되면 성립이 됩니다. 이것은 희생번트와 달리 정규 타격으로 인정되며, 성공시대 부분 내야안타, 실패시 땅볼 아웃 또는 뜬 공 아웃이 됩니다.


정말 보기 드물게 번트로 장타를 만드는 경우도 나오 긴 합니다. 이런 번트 장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재키 로빈슨의 기록 이 사실상 처음이며, 3 루타 이상은 2012 시즌까지를 기준으로 기록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시프트가 일반화되면서 좌타자를 상대로 기존의 3-유간을아예 비워놓는 경우가 많아서, 번트 2루타 빈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용어가 쓰이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루로 달려 나가면서 번트를 대는 경우는'드래그 번트'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투수와 1루수, 또는 투수와 3루 수사이의 공간을 노리고, 타구를 멀리 보내기 위해 힘 있게 밀어치는번트는'푸시번트'라고 합니다.

 

일반 타격 상황에서 빗맞은 내야 땅볼이 2루수나 유격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가면 내야안타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런 타구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또는 아주 드물게는 의도적으로든 아니든 공을 살짝 띄워 전진 수비하는 내야진의 머리 위로 넘겨버리는 번트 안타가 나오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자를 진루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자가 1루에 진루하기 위한 번트이므로, 기습번트는 누상에 주자가 없을 때 시도하는 게 원칙입니다. 주자가 있는데 기습번트를 시도하면 번트 타구가 빨라서 선행주자를 아웃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하지만 아주 간간히 2루에 주자가 있는데 기습번트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루 주자의 주루 센스가 좋아서 3루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면, 동시에 자신도 1루에서 살아남겠다는 목적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내야안타, 실패하더라도 희생번트와 동일한 결과가 되는 셈입니다. 다만 실패한 경우에, 기록원에 판단에 따라 희생번트로 기록될 수도 있고 땅볼 아웃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데, 보통은 희생번트를 주는 편입니다. 2루 주자가 3루에 못 가고 타자만아웃되면대실패입니다.

정말 희귀한 경우로 1루에 주자가 있는데도 기습번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히트 앤드 런' 작전으로 1루 주자는 2루로 달리고, 타자는 번트를 대고 1루로 달리게 됩니다. 역시 성공하면 내야안타, 실패하더라도 희생번트가 될 수 있는데, 이역시 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히트 앤드 런과 마찬가지로 병살타의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하는 작전입니다.
번트를 좋아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타자와 주자가 모두 발이 빠르면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예전에는 그냥 배트 들고 있다가 투구 후 기습적으로 번트를 날리면 기습 번 트라면서 희생 성이 다분해도 1루에서 아웃되면 땅볼 아웃을 주었습니다. 현재는 이경우 거의 대부분이 희생번트를 주고 있습니다.
간혹 기습번트를 세이프티 번트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에서 safety와 bunt를 조합한 재플 리시입니다.

 

MLB에서 세이프티 번트는 앞서 나온 대로 세이프티 스퀴즈를 의미하지기습번트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스퀴즈는 희생번트의 한 종류입니다.

페이크 번트 슬래시

희생번트 상황에서 처음에는 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일반적인 타격 자세로 돌변하여 타격하는 작전입니다.

 

일반적으로 번트 상황에서 내야수들은 전진 수비를 하기 때문에 반대로 내아 수 키를 넘기거나 각각의 내야수 수비 범위 뒤로 가는 안타 가나 올 확률이 높아지며, 투수 또한 번트를 대려는 타자에게 괜히 어렵게 승부해 봤자 번트는 번트대로 대고 최악의 경우 죽겠다는 타자를 살려 보낼 수 있어서 번트 수비하기 좋은 공을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빈틈이 많은 상황이다 보니 평소에는 아웃될만한 타구도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노린 작전입니다.

일부에서는 '버스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나 이는 일본식 야구 용어입니다. 아마 번트 자세 후 강공 전환 인 데서 버스터(buster)라고 칭하는 듯합니다. 정확한 용어는 bastard. 과거에는 현장이나 중계를 가리지 않고 버스터라는 표현을 많이 썼지만, 현대 야구에 들어 점점 일본식 표현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최근에는 페이크 번트-슬래시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18년 한국시리즈 3차전 8회 말의 이재원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홈런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공교롭게도 SK 와이번스는 200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조동화가 무사 1루 상황에서 연이어 번트를 실패하고 페이크 번트 슬래시를 했으나 안치홍의 호수비로 1사 1루 상황으로 바뀌어 선취점의 기회가 날아갔고 결국 아킬리노로 페즈는 그날 역대 한국시리즈 9번째 완봉승을 거두었습니다. 9년 만에 이번에는 성공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번트 기술인 슬랩 번트 (Slap Bunt)라는 기술도 있습니다. 이를 시도하는 이유는 페이크 번트 슬래시와 동일하나 일반적인 페이크 번트 슬래시와 달리 번트 자세에서 일반적인 타격 자세로 돌변하지 않고 그대로 다소 약하게 후려쳐서 때리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약간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