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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상식

벤치클리어링 2탄입니다.

안녕하세요. 두목곰 아재입니다. 정말로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꾸준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저번에 작성한 벤치 클리어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벤치 클리어링 발생상황

벤치 클리어링하면 프로야구부터 떠올릴 정도로 프로야구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에서는 거의 격투기 수준으로 난투극이 일어나는 탓인지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난투극을 말리러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고합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선수 풀이 좁고 학연이 얽혀있고 선후배 문화가 강해서 후배 쪽이 고개 숙이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나, 미국은 팀도 많고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선수들이 있는 곳이라 선수생활 내내 한 번도 못 보고 친하지도 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벤클이 격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 싸우려고 튀어 나가는 경우도 분명히 있긴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임준혁과 이대형의 사례처럼 당사자는 그냥 씩씩대고 있는데 갑툭튀 한 선수가 한쪽 당사자를 다짜고짜 공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승화 선수와 이승엽 선수가 맞붙은 게 그 예입니다. 사실 이건 서승화의 행실과 국민타자라는 수식어 때문에 이승엽이 별 말을 듣지 않아서 그렇지 이승엽 선수도 엄연히 잘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열에서 이탈해 김한수에게 다가가는 서승화를 김한수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것으로 간주한 이승엽이
서승화에게 달려들어서 드잡이질을 벌여 사태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근데 당시 이승엽은 국민타자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서 그 상황에서는 서승화가 덤터기로 욕을 먹었습니다. 본인도 힐링캠프에 나와서 그 당시 매우 괴로웠다고 합니다. 서승화하고는 절친한 선후배 관계였다고 합니다.

안 나가면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 발생 시에는 무조건 나가야 됩니다. 또한 벤치뿐만 아니라 불펜이나 라커룸에 있는 선수들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든 한국이 든 벤치 클리어링 발생 시에 안 나가는 선수는 실제로 무조건 벌금이 부과되고 있습니다.

 

나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까이지 않는 선수는 불펜에 있는 투수나 다음날 선발투수 같은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써야 되는 선수, 아니면 몸을 가누기 힘든 부상 선수 정도가 고작입니다. 예를 들어, 이안 케네디가 잭 그레인키에게 헤드샷 성의 빈볼을 날렸을 때 발생한 벤치 클리어링에서 류현진은 라커룸에서 이 장면을 보고 화가 나서 같이 나가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경기 선발투수가 류현진이었기에 코칭스태프가 극구말려서안나왔습니다.

 

한국에서도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이 그 예로 홍성흔이 흥분한 다니엘 리오스를 처절하게 붙잡으며 말린 이유가 다음 경기 선발 투수였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서재응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대단한 도전'에서, 양준혁 해설위원이 무르팍 도사에 출연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건 팀워크 또는 팀플레이를 위한 차원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만약 자기는 뛰어갔는데 자기 팀 선수들만 안 나오면 몰매 맞을 수 있으니 단체로 나온다는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설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벤치에서 우르르 뛰어나간 선수들이 정작 상대편 선수들과 삼삼오오 모여선 우리 왜 나온 거냐고 정황 정보를 교환하거나, 친목을 다지거나, 원정팀 선수가 홈팀 선수에게 지역 맛집 정보를 묻는 등 웃지 못할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합니다.


특히 KBO 리그의 경우엔 벤치 클리어링 분위기가 이럴 수밖에 없는 게, 이렇게 으르렁대도 국가대표 소집되면 결국 같이 훈련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MLB나 NPB같이 국대 풀이 너무 많아서 국대로도 만날 일없는 경우는 논외입니다. 오재원은 리그에선 오식빵이어도 국대에선 우리 형이 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워낙 KBO의 팜이 좁아서 이리 건너면 전부 선후배 사이로 엮여있기도 합니다. 또한 단일 리그라 벤클 이후 안 만나면 그만인 MLB와 NPB와는 달리 필연적으로 얼굴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축구나 아이스하키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면 이 때는 상황이 야구보다는 몇 배로 험악하게 됩니다. 워낙 동적이고 몸 부딪칠 일이 많다 보니 눈싸움은 기본이고, 경기 내내 싸울 기미가 보이니 분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싸움질한 선수는 사태가 진정되면 대부분 종목에서는 바로 퇴장 처리가 됩니다. 퇴장을 안 시키는 것은 내셔널 하키 리그가 있으며 여기서는 메이저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아이스하키 역시 사태가 심각해지면 미스컨덕트 페널티 이상으로 반칙 강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일본 고교야구에서 이랬다가는 해당 학교 몰수패는 물론이고 1년간 자격 정지를 먹게 됩니다. 벤클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 폭력과 얽히면 몰수패가 됩니다. 같은 고등학생들이뛰는CHL역시과거엔 5분 퇴장으로 끝냈지만 2015년부터 영구 퇴장으로 격상되었습니다.

벤치 클리어링 지켜야 할 룰

벤치 클리어링에도 지켜야 할 법칙이 있습니다.

폭력 금지
'공식적으로' 벤치 클리어링에서 허용되는 건 벤치에 있어야 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분위기를 엄하게 잡고 기싸움하는 것 정도입니다. 하지만 몸싸움, 주먹질 등 실제 폭력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해당 선수의 퇴장 및 추후 상벌위를 통한 징계대상이 됩니다.


KBO는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벤클에 더 관대한 MLB에서도 주먹이 오가는 순간 출장 정지나 벌금 등의 징계는 확정이 됩니다. KBO에서는 그 정도의 폭력 행위가 오가는 벤클이 매우 드문 편이긴 하지만. 종목을 막론하고 절대다수의 스포츠에서는 실제 폭력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제한이 덜해 실질적으로 이러한 폭력 행위가 용인되는 NHL도 최소한 경고 처분은 주고 있습니다. 다만 서로의 감정이 고조될 경우 이 선을 넘어서서 선수들 간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켜야 할 암묵의 룰은 존재합니다.

도구 사용금지
야구방망이나 야구공 등 야구장 내에서 사용되는 도구는 벤치 클리어링에서 절대로 사용해선 안됩니다.
일단 이 두 도구 자체가 각각 둔기와 투척 무기로서 상대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훌륭한 무기이며, 더구나 이걸 들고 있는 사람들이 두 도구를 다루는 데에 이골이 난 야구선수인 만큼도 구를 사용해서싸웠다간다치는건 고사하고 진짜로 서로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냥 주먹이 오가는 정도는 몇 경기 출장 정지에 벌금 조금 물고 끝나겠지만, 도구를 들고 나와 실제로 사용할 경우, 혹은 그러한 도구 사용으로 직접적인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징계 수위는 훨씬 커지게 됩니다.


다만 헬멧이나 글러브를 던지는 건 그렇게까지 금기시되지는 않는지 가끔씩 타자들이 도망가는 투수들에게 헬멧을 던지는 모습이 가끔씩 보이기는 합니다. 제대로 겨냥해서 던지기보단 그냥 분에 못 이겨 던지는 식이 대부분이라 그냥 넘어가는 거고, 글러브는 맞아도 안 아프다고 합니다. 다만 헬멧도 재질이 딱딱한지라 잘못 던졌다간 상대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발을 이용한 폭력 금지
벤치 클리어링에서 발 사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선수들이 신고 있는 야구화의 스파이크. 스파이크 특성상 밑창이 뾰족해 밟거나 차는 등의 행위 시 타인에게 심대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더구나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인 만큼 그타 격은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벤클이 일어나고 폭력행위가 오가더라도 주먹질이나 드잡이질만 이어지지 발차기를 하는 모습은 잘 볼 수 없습니다. 박찬호가 팀 벨처와의 벤클에서 시전 한 이단옆차기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벤치 클리어링 전후로 감정이 과열되면 폭력 행위는 물론이고, 때때로 도구를 사용하거나 발을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KBO와 MLB를 막론하고 존재하고 있습니다.

KBO 리그가 창설되기 전실 업 야구 시절, 1976년 실업 롯데와 공군 야구단 간의 맞대결에서 양측 간의 벤클이 터졌는데 방망이로 싸워대는 바람에 중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 6월 5일에도 사례가 있다. 경향신문보도 내용에 따르면 OB 투수 후배 김진규가 삼성 타자 선배 강기웅에게 빈볼을 던 지 자격 분해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습니다.


강기웅이 배트를 들고 마운드로 올라갔고 스파이크 날을 세워 발차기를 했다. 거기다가 그 당시 이미 서로에게 감정이 상해있던 두 팀이 집단 난투극을 해서 이를 말리던 주심 김동앙이 누군가의 발차기에 의해 갈비뼈가 부러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사례가 있어서 국내 고등학교 경기에서 벤치 클리어링 중 배트를 들고 덤볐던 선수가 있었다. 당시에는 나무 배트도 아니고 알루미늄 배트를 쓰던 시절이라 결국 그 선수를 영구제명으로 크게 벌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6년 7월 2일 한화와 현대 경기에서 안영명이 김동수에게 2 연속으로 브러시백(Brushback)을 던져서 벤클이 일어났는데, 안영명이 김동수에게 뺨을맞자벤치에서뛰쳐나온 송진우가 김동수를 향해 이단옆차기를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작 송진우의 이단 옆차기는 상황을 말리러 끼어들던 같은 팀의 심광호에게 적중했고, 게다가 상대편 선수인 송지만의 블로킹에 걸려 혼자 엎어졌습니다. 선임 선수들은 신인선수들이 자신에게 몸 맞는 볼을 던질때상당히껄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 김동수가 그래서 더화가 난 것 같습니다.


결국 나중에 벌금 징계를 먹었습니다. 다만 당시 송진우는 당일 선발투수가 아니어서 스파이크 달린 야구화가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합니다.


2015년에는 두산과 NC의 벤치 클리어링에서 민병헌이 상대 선수인 에릭 해커에게 공을 던져서 출장 정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장민석이 당사자로 지목되어 퇴장당했지만 장민석이 아닌 다른 사람이 던졌다는 의혹이 있었고, 결국 다음날 민병헌이 자수하면서 일이 더커진케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