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가장 쉽게 접근하는 건 공 던지기입니다. 저 역시 공던지기부터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던지다가 점점 머리가 커지면 구종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던지게 됩니다. 앞으로 다양한 구종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패스트볼
이번 포스팅은 패스트볼입니다. 패스트볼은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구종입니다. 쉽게 직구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큰 기교를 주지 않고 투수가 할 수 있는 가장 강하고 빠르게 던질 수 있는 공입니다. 원형적인 투구 행위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투수들은 본인이 가진구 종중 패스트볼이 가장 속도가 빠릅니다. 보통 다른 구종보다 패스트볼의 구사율이 가장 높습니다.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패스트볼이 제 구실을 못하면 투수로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단순 명료한 포심 패스트볼 외에 그립이나 던지는 법에 따라 공의 회전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등의 변형 패스트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 야구에서는 '스트레이트(ストレート)' 또는 속구(速球, 솟큐)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스트레이트를 의역한 직구라는 표현을 자주 썼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메이저리그 용어인 패스트볼이 나'속구', '빠른 공'이라는 단어로 의식적으로 대체해서 쓰려고 합니다. 포볼, 데드볼과 마찬가지로 점점 사용빈도가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포심 패스트볼
흔히 직구라고 부르는 구종입니다. 보통 구속이 가장 빠르며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구종들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구종들 중 하나입니다. 뉴욕 양키스 소속의 쿠바 망명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1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MLB 게임데이 기준 105.1 mph, 구장 측정 기준으로는 106 mph(170 km/h)이라는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신체 구조 상 이론적으로는 더 빠른 구속의 공을 던질 수 있다고는 합니다.
보통 구속이 느린 편인 투수들은 130km/h대 평균적인 투수들은 140km/h대, 빠른 편인 투수들은 150~60km/h대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습니다. 특히 100 mph대(160km/h이상)에서는 타자가 생각하고 동작할 시간이 0.3초 정도밖에 없어 기본적인 구종이지만 매우 강력한 구종이 됩니다.
가장 정직하면서 효과적인 무기가 패스트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저 클레멘스의 경우 비약물 투수였던 젊은 시절엔 패스트볼의 구위 하나로 인해 당대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수많은 마무리 투수들의 주 무기는 브레이킹볼이 아닌 패스트볼입니다. 좌완 불펜요원이라면 원포인트 릴리프와 특급 셋업맨의 가장 큰 차이로 패스트볼을 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 프로 타자와 아마추어 타자의 차이는 날아오는 곳(로케이션)을 알 때 150 km/h 이상의 패스트볼을 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갈린다고 합니다. 빠르기도 빠르기지만, 포심이 가지는 특징 중 중요한 것은 빠르게 회전하는 공이라는 점입니다.
포심의 궤적 변화가 기타 변화구보다 덜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 고이는 수직(상하) 움직임 과연 관이 된다고 합니다.
포심은 거의 모든 투수들에게 있어서 피칭의 뼈대를 이루는 구종입니다. 물론 보통 1이닝만 던지는 불펜 투수들은 마리아노 리베라나 켄리 잰슨처럼 커터를 90% 이상 던지거나, J.P. 하웰처럼 싱커만 줄곧 던져대는 등 한 가지의 변칙적인 패턴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심을 던지지 않는 투수도 있으나, 많은 공을 던지며 많은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선발투수로 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87 명 중 포심의 비중이 10% 이하인 투수는 고작 11 명 정도라고 합니다. 즉, 포심을 가운데에 두고 그보다 더 꺾이는, 더 느린 공들을 섞는 것이 피칭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타자들이 제일 먼저 노리는, 가장 치기 쉬운 공이라는 약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투수들이 가장 자주 던지고 가 장궤 적변 화가 적기에, 예측해서 방망이를 가져다 맞히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스트볼이 피칭의 뼈대를 이루는 이유는, 투수 가던 질 수 있는 구종 중에서 그나마 제구가 가장 쉬운 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전과 그로 인한 공기역학으로 변화를 주는 브레이킹볼의 제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패스트볼은 비교적 정확하게 타자의 요소요소를 공략할 수 있으며, 카운트를 잡아나갈 수 있는 구종입니다. 바꿔 말하면,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든 아니면 정교한 제구든 어느 한쪽이라도 뛰어나지 않아 포심의 위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그를 대체할 투심, 싱커를 갖추지도 못했을 때는 볼 카운트 싸움을 주도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치기 쉬운 공을 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해당 수준의 리그에서 평범한 선수 이상의 단계로 결코 올라갈 수 없습니다.
라이징 패스트볼
라이징 패스트볼은 쉽게 말해, 회전이 많고 회전축도 수직에 가까운, 뛰어난 포심 패스트볼의 별칭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포심은 단순하게 강하고 빠르게 내리꽂아움직임이적은 공이며, 회전이 빠른 공입니다.
그런데 포심 구위를 평가하는 데에는 (물론 구속이 가장 중요하지만) 상하 무브먼트 역시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다만 이건 육안으로 확인이 힘드니 직관적으로 깨닫기가 힘든 것뿐입니다.
포심 의회 전방향은 타자와 투수의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타자→하늘→투수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회전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공위 쪽의 공기 가공에 주는 압력을 약해지면서 양력이 발생하고, 이는 공이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것을 수직 무브먼트(VerticalMovement)라고 부릅니다. 다른 투수들의 공에 비해 분당 회전수가 더 높다면 이로 인해 다른 투수들의 포심보다 덜 떨어지는 포심이 되어 타자들이 평소에 익숙해진 궤적보다 높게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타자 배트의 정타를 빗나가거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포심 패스트볼의 덜떨어진 성질이 극대화되어 타자로 하여금'공이 떠오른다'는착각이들게 하는 구종을 라이징(Rising) 패스트볼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즉, 공이 실제로 위로 솟아오르는 구종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포심은 물리적으로 중력에 의해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조금이라도 덜 떨어지게 만든다는 것. 예를 들어 수직 무브먼트가 30cm인 포심은 원래 그 속도에 회전이 없는 공이면 45cm 정도 떨어질 것을 30cm 덜 떨어져서 15cm 정도만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포심의 경우는 분당 회전수가 높아지면 오히려 공의 궤적이 올곧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공의 수직 움직임과 관련된 이야기이고 수평방향 궤적 변화와 관련해서는 다른 공들과 마찬가지로 회전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궤적 변화가 심하게 바뀝니다.
참고로 실제로 야구공을 조금이라도 띄우려면 시속 100마일(160 kmh)의 공을 3500 rpm의회 전수로 던져야 하는데 MLB 평균이 2200 rpm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인간의 신체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라이징 패스트볼은 구속이 빨라야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느린 공도 충분히 라이징 패스트볼이 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2013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수직 무브먼트가 가장 좋다는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우에하라 고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수직 무브먼트가 약 12인치 정도 되는데, 커쇼는 92~94마일 정도의 구속으로 좌완인 점을 감안하면 준수하지만 그렇게 빠른 구속은 아니며 수평 무브먼트는 1인치도 안되어 거의 없다 시 피한 수준입니다.
그걸 수직 무브먼트의 강력함으로 커버하는 것입니다. 한술 더떠서우에하라는구속이 88마일밖에 안 나옵니다. 그 구속에 비해 압도적인 무브먼트를 보이는 패스트볼과 찰떡궁합인 스플리터가 워낙 악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라이징 무브먼트와 구속의 상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즉, 느려 터진 우에하라의 공도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조금 덜 떨어질 뿐인 공을 어째서 떠오른다고 느낄 수 있냐면 인간의 뇌가 결코 완전무결한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가 눈으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은 결코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타자는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보고 치지 않습니다. 인간의 신체능력상 물리적으로 그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략 투구 궤적의 처음 1/3 정도를 본 다음 뇌와 몸에 밴 경험을 바탕으로 머릿속에서 예상 궤적을 그려놓고치게 됩니다.
그런데 경험적으로'이 구속의 패스트볼은 이 궤적으로 온다'라고 기억을 하고 그곳에 배트를 냈더니 그보다 더 높은 궤적으로 공이 들어왔을 경우에는뇌는익숙한궤적으로 공의 위치를 예상한 자신의 해석이 틀린 게 아 니라'공이 떠올랐구나!'라고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일종의 착시현상입니다.
또한 초기 속도를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이 던져진 순간 타자가 그 공의 초기 속도를 느리게 생각했다면, 뇌는 한 동안 그 공의 궤적을 공의 실제 속도보다 느리다고 믿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의 입장에서 느린공은보통은더 떨어지는 공입니다.
인간은 포물선 운동을 하는 물체의 궤적이 보다 직선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빠르다고 해석을 하게 됩니다.
두 물체의 수평 속도 가사실은 동일할지라도. 바꿔 말하면, 뇌는'느린 공=떨어지는 궤적'이라고 해석을 하게 됩니다.
던진 공의 초기 속도를 착각했을 경우 뇌는 지금 날아오고 있는 공의 궤적을 실제 궤적보다 더 아래쪽일 것이라 가정하고 해석을 합니다. 하지만 공이 포수 미트에 가까이 왔을 때고은 뇌의 예상과는 달리 훨씬 높은 궤적으로 타자를 지나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뇌는'낮은 궤적→높은 궤적'으로 공의 궤적이 바뀐 오류를'내가 착각했네'라고 해석하는 게 아니라'공이 떠올랐네'라고 해석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경력이 많이 쌓인 타자들은 이런 착각에 빠질 때가 많이 없습니다. 이렇게 타자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타자가 속절없이 헛스윙을 하거나 공 아래를 때려서 플라이볼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덕분에 높은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게 되므로 커브 나스 플리터와 같이 낙차가 큰 변화구 구사에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강속구-커브 콤보는 샌디 쿠팩스나 놀란 라이언 같은 고전적인 파워피처의 전형적레퍼토리리입니다.
90년대 말~2000년대 초강속구-스플리터 콤보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로저 클레멘스와 그를 우상으로 삼았던 커트 실링, 단기 임팩트를 남긴 선수로 포크볼러였던 노모 히데 오나 에릭 가니에 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대투수 박찬호 선수도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졌다는 설도 있으나, 본인 말로는 실투라고 합니다.
'야구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구 구종 커브 종류 알려드립니다. (0) | 2022.07.14 |
---|---|
야구 구종 커브 알려드립니다. (0) | 2022.07.13 |
야구 구종 커터와 스플리터 알려드립니다. (0) | 2022.07.12 |
야구 구종 사전 설명 (0) | 2022.07.11 |
투심패스트볼과 싱커 알려드려요 (0) | 2022.07.09 |